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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만러의 호라이즌 제로 던 소감

잡게왕 2024. 5. 20. 14:21

 

글 중간 중간 게임에 대한 다소 과격한 표현이 들어갔다 해도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임을 염두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제작사 게릴라 게임즈의 작품을 하나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킬존 시리즈에 그다지 흥미가 없는데다 PS4로 나온 최신작 쉐도우폴도 들리는 평가가 이만저만 나빠 보이지 않아서요, 그래픽 쪽에선 기술력을 뽐내고는 있지만, 게임성이나 재미 쪽에선 과잉 마케팅의 희생양이라는 변호조차 커버가 힘들 정도로 떨어진다. 대략 그런 인상이 강했습니다.

 

사실 E3때 이 작품의 대뷔 트레일러를 봤을 때도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굳이 특이하다면 기계동물에다 화살을 쏘는 풍경이랄까 설정이랄까. 아니면 레게머리도 아니고 롤빵머리고 아닌 하이브리드 헤어스타일에 요즘 기준으로 게이머들의 희망사항과는 한참 거리가 먼 외모를 뽐내는 개성을 지닌 주인공의 모습이랄까.

 

그럼에도 저는 이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왜냐? 오픈월드니까요!

샌드박스 류에 환장하여 한글 정발조차 되지 않는 작품들도 즐기는 마당에 PS4 독점작으로 소니측에서 로컬까지 다 마친 작품을 제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제작사 게릴라에 대한 인상이야 어찌되었든 이 게임부터 클리어하고 보자 싶었습니다.

 

그리고 소감은...글쎄요.

 

 

 

스토리 도입부

 

 

부족에서 배척당하는 주인공 에일로이. 자신을 돌봐준 유일한 친인인 로스트에게 보호받으며 자라면서, 자신과 같은 추방자들을 유일하게 받아들이는 의식인 시험을 치루기 위해 훈련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그 와중에 고대의 유물(정확히 말하면 문명 파괴 이전의 도구)까지 손에 얻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직시하며 점차 자신의 세상의 비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험 당일,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에게 공격을 당해 사경을 헤메는 부상을 입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면서 복수를 위해, 자신을 알기 위해 바깥 세상으로 향하게 되는데...

 

 

스토리에 대해..

 

일단 로스트와 주인공인 아기의 의식을 보여주는 오프닝부터 몰입감은 좋습니다. 주인공의 주변 환경과 상황에 대해 알려주는 프롤로그 미션도 스토리의 궁금증을 계속 유발합니다. 부족의 전사로서 시험 치는 부분에서는 기대감이 폭발직전으로 몰려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본격적으로 오픈월드 액션이 시작되면서 스토리라인은 두 갈래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게는 메인스토리, 작게는 사이드 퀘스트에서 보이는 사이드 스토리로 말이지요. 메인 스토리는 점차 주인공이 자신의 목표와 숨겨진 진실에 다가서는 이야기고, 사이드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를 보조하기 위해 주인공 에일로이 주변 인물들과 인연을 쌓는 이야기 혹은 단순한 심부름 정도입니다. 따라서 스토리 라고 하면 아무래도 메인 스토리에 대한 얘기라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이 스토리의 느낌은...

 

..처음부터 다소 지극히 제 개인적인 소감을 적어야겠네요.

 

사실 스토리의 흐름은 나쁘지 않습니다. 앞에서 보인 발단과 전개를 거쳐나가 절정을 찍고 결말까지 가는 부분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핵심인 내용의 복선과 이후의 회수에 대해서도 아귀가 딱 들어맞습니다. 일단 내러티브랄까 스토리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딱히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다만 컷신이나 대화에서 나오는 스토리 전개방식 외에, 아이템 스캔을 통해 나오는 설정공개 등은 약간 아쉬운 방식이었습니다.

 

 

 

게임 상에서 포커스 기능으로 고대 유물을 스킨하면 들어가 있는 문서기록이나 음성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세계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스토리 중반에 갈수록 이런 것들이 한 장소에 몇 개씩 있는데, 전부 음성기록이고 이걸 지금 당장 다 듣고 싶을 경우 그 장소에서 계속 죽치고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저같은 성질 급한 게이머일 경우 저렇게 한꺼번에 모여있을 경우 듣지도 않고 스킵합니다. 최소한 메인 미션 진행 중 어쩌다 한번 음성기록 등을 남겨놓아 플레이어의 궁금증을 자극하거나 여운을 남기는 식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호라이즌에선 이런 식으로 '기록' 스토리텔링의 몇몇 지역을 포화 상태로 만들어놓곤 했습니다.

 

사실 이런 문서기록이나 음성기록은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아니므로 큰 단점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세세한 설정은 게임 제작에 공을 들인 흔적으로 봐도 될만하지요.

 

 

 

하지만 뛰어난 스토리 텔링과는 별개로 내용 자체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아 보입니다.

 

스토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너무 평이합니다.

 

실상 눈치가 빠르거나 이런 장르를 좀 많이 겪으신 분들은, 대충 메인 미션 초중반만 진행해도 이 세계관의 설정과 비밀에 대해서 짐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클리셰가 넘쳐나는 실로 전형적인 전개양상을 보여줍니다.

 

 

 

 

...사실 문명이 멸망한 이후의 세계에서 기계 동물들이 어슬렁거리는 세계관은 호라이즌 제로 던이 최초는 아닙니다.

 

나름 특이한 세계관일지언정-적어도 저에게는-신선한 세계관은 아닌 셈이었죠. 딱히 크게 신선할 것도 없는 세계관속에서 가슴속에 각인이 남을 만큼의 인상 깊은 스토리를 남기기 위해선 커다란 충격이 절실했습니다. 실로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반전이나 뒤통수를 맞은 듯한 상식 이상의 내용전개랄까요.

 

 

하지만 호라이즌 제로던에 그런 것들은 없었습니다. 에일로이의 탄생과정, 존재이유, 과거의 비밀. 등등이 실로 단조롭고 그저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뒤가 훤히 보일 정도로요.

 

제작진은 명색이 대작 오프월드 게임을 만들면서 스토리 쪽으로는 너무나 착한, 너무나 평범한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게 제가 게임을 클리어하고 받은 스토리에 대한 느낌입니다.

 

 

 

 

 

게임 플레이

 

 

발매 이전 공개 영상부터 많은 말들이 있었습니다. 주로 모모 게임들과 공통점이 많이 보인다는 부분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역시나.

이 게임은 수많은 타 작품들의 장점을 답습한 작품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봐도...

 

 

활 또는 창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원시 시대의 배경 (파크라이 프라이멀)

 

동물을 사냥하고 얻은 부속품들을 이용해 장비 업그레이드 (파크라이 시리즈)

 

맵 곳곳의 식물을 채집하여 약품 제조 (파크라이 시리즈, 위쳐3)

 

암벽 등반 등의 벽타기 플레이 방식 (어쌔신 크리즈 시리즈)

 

몬스터의 약점을 파악하고 부위를 파괴하여 큰 데미지를 주는 전투방식 (몬스터 헌터)

 

등등 위에 언급한 게임들을 해보았다면 바로 알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미려한 색감과 광원효과를 곁들인 그래픽은 문명의 멸망이후 새로이 탄생한 지구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선사합니다. 맵 디자인은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게 적절하게 만들어졌고 반복적인 시야의 재탕이 아니라 산, 초원, 사막, 강가 등을 구현하여 질리지 않는 풍경을 연출해냈습니다.

 

이런 자연의 풍경 안에서 기계동물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조화를 이루기에 더더욱 역설적인 아름다움이 다가옵니다. 평지에서 풀을 뜯는(?) 초식동물이며 물속에 몸을 담그는 파충류 스러운 행동, 먹이를 찾기 위해 초원을 어슬렁거리는 육식 맹수. 이런 아이러니한 화면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좀 더 세계관에 몰입하게 만들고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표출합니다.

 

조작도 나름 좋았던 점이 이동 중에 높이 뜀박질을 할 수 있는 점프 버튼을 도입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점이 꽤 편했습니다. 비슷한 예로 과거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에서 높은 점프로 절벽에 가까운 산맥을 뛰어 올라가는 게 가능했지요. 반 억지에 가까운 맵 이동방식이지만, 게임상의 조화보다는 편리함을 우선시한 면이 마음에 들 정도로 에일로이의 점프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 말고도 호라이즌 제로던은 기존 작품들의 장점을 잘 조합해놨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시나리오가 어떻든 간에 게임플레이 재미가 기본은 보장한다는 느낌을 주지요.

 

 

하지만...

 

 

 

불만스러운 점들

 

스토리가 평범하다는 점은 사실 개인차도 있고, 사실 오점이나 단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할 정도도 아닙니다. 저는 게임 플레이 쪽에 좀 더 많은 불만점이 보였습니다.

 

 

2회차 같다?

 

 

...분명히 처음 해보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플레이하고 있는 느낌. 호라이즌 제로 던을 플레이하면서 계속해서 떠오른 이질감입니다.

 

솔직히 게임 방식이 너무나 익숙합니다.

 

1인칭과 3인칭이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파크라이 프라미멀의 기억이 계속 떠오릅니다. 배경, 무기, 사냥, 업그레이드 등등 방식이 앞에 언급한 게임들과 너무 흡사해서 플레이 해본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가파른 절벽의 돌출부를 붙잡고 오르거나 하는 식은 이제 여러 게임에서 쓰이는 부분입니다. 언차티드나 어쌔신 크리드부터 시작해 툼레이더 까지. 사실 이런 부분은 게임 디자인상 어쩔 수 없는데다 딱히 대처할만한 오르기 방식이 없으니 그러려니 할만한 부분입니다. 단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장점도 아니지요.

 

하지만 맵 곳곳에 산재한 식물을 뜯어 약조합, 동물 사냥으로 얻은 가죽이나 뼈로 장비 업그레이드. 이런 것들은 전세대인 XBOX360, PS3 시절의 파크라이3에서 등장한 것들이라 신선하고 뭐고 할 것도 없는 요소입니다.

 

 

                                                     좌는 호라이즌, 우는 파크라이 프라이멀

 

동물을 길들여 아군으로 만드는 것 역시 파크라이 프라이멀에서 이미 선보인 식입니다. 물론 기계동물이니 방식이 다르긴 한데, 게임을 클리어해도 굳이 아군 만드는 기능을 왜 넣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 시스템은 게임 내에서 비중이 적더군요. 아군으로 만든다 해도 그때뿐,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고 소환할 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 것까지 비슷하게 만들면 난이도가 너무 쉬워져서? 아니면 너무 노골적으로 따라하는 것 같아서?

 

플레이 내내 이런 식이다보니, 게임 첫 플레이시의 두근거림과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권태감이 들어 질린다는 기분만 자주 들었습니다. 타 게임의 요소요소를 가져와 장점으로 삼은 것은 좋지만, 특출한 점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했습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 하면 떠오를만한 그런 특징이요.

 

 

게임 밸런스

 

 

포커스로 몬스터들 부위의 약점을 간파해, 적합한 활이나 화살로 공격해 부위 파괴하여 사냥하는 방식. 전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해본 적이 없기에 이런 유의 전투는 나름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 부 뿐, 중반에 좀 체력이 빵빵한 놈들이 나오면 얘기가 달라지더군요.

일단 부위파괴가 화살 한방에 되는 경우가 없으니 여러번 쏴야하고, 필연적으로 잠입이 불가능해집니다. 적이 하나면 모를까 둘 이상의 중형급이 포위를 할 경우 전투가 꽤 불편해지는 상황이 되더군요. 일단 무기가 하나하나 신중해서 쏴야하는 화살이다보니 몹의 부위 쪽으로 정조준을 해야 하고, 그러는 사이 결국 나머지 적에게 후방을 맞는 상황이 됩니다. 정조준시 시간을 느리게 하는 스킬도 있긴 한데 적들 움직임이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그래도 조준하기가 쉬운 편이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쏴대도 어떻게든 데미지를 입힐 가능성 높은 기관총 같은 무기가 아니다보니-게임 진행시 연발로 사용가능한 무기가 나오긴 합니다-화살로 한방한방 부위를 맞춰 싸우는 방식은 어째 혼자 하는 일대다수 전투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 최소한 이런 포위나 배후공격에 대응하는 근접액션을 좀 더 다양하게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결국 그렇다보니 게임 후반에 이르러서는 부위 파괴는 뒷전이고 폭발 슬링 같은 무기만 이용하게 되더군요. 약점 공략이고 뭐고 강한 공격력으로 높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무기들만 쓰게 되고 호라이즌 제로 던의 액션 시스템의 특성이 점차 희미해져갔습니다.

 

 

별 매력 없는 캐릭터

 

 

성전환한 레게머리의 웨인 루니 같은 외모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외모를 떠나 솔직히 에일로이는 그렇게 썩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건 메인스토리와 사이드퀘스트 스토리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에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메인스토리의 에일로이는 이성적이기도 하지만 감정적이기도 하며, 자신의 감정을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는 점에 대해서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해도 주저하지 않고 뚝심 있게 나아가는 여장부형인 캐릭터입니다. 한마디로 나름대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사이드퀘스트의 에일로이, 즉 오픈월드 세계관의 에일로이는 좀 많이 무개성적입니다. 목소리의 톤도 높낮이가 없고 일정한데다 감정 표현도 거의 없습니다. 메인 스토리와 크게 관련 없는 내용이 많다보니 제작진이 성우에게 연기지도를 생략했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오픈월드에서 돌아다니며 사이드퀘스트의 NPC들과 대화하는 에일로니는 실로 건조하고 기계적입니다.

메인 스토리는 뒷전이고 사이드퀘만 하고 다닐 때 제가 생각했던 것은 혹시 주인공이 터미네이터 같은 사이보그 아닌가? 하는 상상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아시다시피 게임 내내 에일로이의 대화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대충 감정적, 이성적, 싸가지(...) 없게 대꾸 혹은 행동하는 3가지 결정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 선택지라는 것이 대답여하에 따라 시나리오나 게임의 판도가 바뀌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저 캐릭터의 반응이나 미미한 NPC의 생사가 슬쩍 달라지는 정도일 뿐이죠. 이렇다보니 선택지에 따른 게임의 변경 스케일이 좀 더 컸다면 돋보이는 부분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제작진이 에일로이의 캐릭터성 구축을 플레이어에게 떠넘기려는 모습이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재량에 맡겨 자유도를 넓혔다고 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럽고 결과도 별 의미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주인공에 대해선 어쩌면 제가 성우의 다른 작품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해본 터라 더욱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들었던 감정적인 연기에 익숙해진 나머지 에일로이라는 캐릭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 역시 썩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폭군이었던 아버지를 몰아낸 새로운 왕, 살해당한 누이를 위해 복수하려는 남자, 오직 하나의 가치관만을 추구하는 우직한 악역...

대부분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구성으로 보입니다. 딱히 매력적이지가 않아요. 나름 양면성이나 복잡한 캐릭터성을 지녔다면 좀 더 스토리가 흥미롭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사이드퀘스트에서 만난 캐릭터들이 거진 이런 느낌이다보니 게임 후반부에 에전에 만났던 캐릭터들과 재회해도 ‘...얘가 누구였더라?’ 하는 생각이 들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위쳐 시리즈나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장점 중 대표적인 것이 깊은 고찰과 연구로 태어난 듯한 생기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이었죠. 그런 모습을 호라이즌에 기대했다면 저의 기대가 과한 것이었던 걸까요

 

 

그나마 뭔가 좀 있어보이던 캐릭터. 하지만 이 캐릭터는 본작에서 자신의 아주 일부분만을 내비쳤을 뿐입니다. 실제 배우를 기반으로 한 페이스 캡쳐 모델링 같은데 후속작까지 계약이 되어있을지 궁금하군요.

 

 

 

 

음악

 

 

인상에 깊게 남는 음악은 없었습니다.

사실 오픈월드 게임들이 대부분 그런 편이긴 한데... 아무래도 서정적이고 조용조용한 음악들이 대부분이어서 특히 그랬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분위기는 유투브 ost 조회수를 봐도 대충 드러나는 부분이지요.

 

굳이 괜찮았던 곡을 꼽자면 메인 이벤트 때 잠깐잠깐 나온 요리스 드 맨 작곡의 메인테마와 에일로이의 성장과정(훈련과정?) 때 나오는 음악 정도일까요.

 

 

 

 

 

총평

 

 

 

소감제목따라불만을 꽤 쏟아 부은 듯 한데, 호라이즌을 못마땅하게 여기냐구요?

 

 

아니요.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도 계속 PS4의 전원을 키게 만든 원동력이 되어준 게임입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제작진의 열의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산맥에서 주인공의 중얼거림이 메아리가 되어 울리는 부분, 퀘스트가 끝났음에도 후일담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 NPC 등등. 여러군데서 세심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리뷰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무지한 저는 찬사 받는 그래픽 쪽의 장점에 대해선 뭐라 말할 기회가 없기도 했고요.

 

 

단지 익숙함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듀얼쇼크4를 처음 잡아본 분께 이 게임을 권한다면?

조악한 게임이 넘치는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세상만 알던 이에게 권한다면?

 

정말로 감탄하고 놀라워하며 즐겁게 플레이 할 것입니다.

 

 

다만 제가 닳고 닳았을 뿐일지도 모르죠. 그 어떤 게임을 갖다 줘도 불만을 쏟아낼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