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에 출시된 시 오브 스타즈(Sea of Stars) 캐나다 인디 게임 개발사 Sabotage Studio가 선보인 턴제 JRPG입니다. 이 스튜디오는 과거 The Messenger로 메트로배니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는데, 다음작으로 완전히 다른 장르인 클래식 RPG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발매와 동시에 게임패스에 등록되었으며, 동 시기 PS 플러스에도 등록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등록 후 2년이 다가오는 시점이라서인지, 25년 8월 31일 자로 게임패스에서 그만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고전 JRPG의 오마주라고 할까요. 이 게임은 과거 일본 RPG의 향수를 가득 느끼게 해 줍니다. 어린 시절 즐겼던 포도 음료가 풍미 가득한 와인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요.
3인의 파티로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고, 맵을 밝히며 숨겨진 아이템을 먹는 부분 등은 과거 팔콤의 가가브 영웅전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전투 시스템은 턴제이며, 적과의 전투는 다행히 제가 증오해 마지않는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라 실제 보이는 적과 충돌했을 시 발생합니다.


스토리 진행 할수록 스케일이 커져 다른 섬으로 이동하거나,
배를 얻고 직접 조종해 숨겨진 섬을 찾기도 합니다.
디자인과 시스템은 고전 게임 판박이지만 편의성과 불편함까지 과거를 따라가진 않았습니다.
유물 시스템을 통해 게임의 어려움 정도를 유저가 직접 조정할 수도 있고,
레벨 노가다가 필요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지도 않습니다.
게임의 주요 특징에 대해 요약해 보자면
1. 턴제 전투 + 타이밍 액션 요소
- 고전 JRPG 스타일의 전통적인 턴제 전투에 슈퍼마리오 RPG 등에 있던 타이밍 입력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필요시 버튼을 누르면 공격 횟수가 늘어나거나, 방어를 할 수 있거나 하는 식입니다.
- 마법, 콤보, 상태 이상 등 전략적 요소 다수 포함.
2. 픽셀 아트 기반의 고품질 비주얼
- 2D 픽셀 아트와 현대적 조명 효과를 결합한 그래픽.
- 시간 변화, 날씨, 환경 효과 등이 동적으로 구현.
3. 퍼즐 및 탐험 요소
- 단순한 전투 위주가 아닌, 탐험 중심 설계. 초반 이후로는 전투보다는 간략한 퀴즈가 진행을 위해 요구되곤 합니다.
- 점프, 수영, 언덕 오르기 등 수직 이동 가능.
- 맵 곳곳에 숨겨진 보물과 사이드 퀘스트 존재.
4. 사운드트랙: 미츠다 야스노리 참여
- 크로노 트리거 OST로 유명한 미츠다 야스노리가 일부 트랙 작곡.
-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클래식 스타일의 BGM.

이런 장점들을 통해 발매년 올해의 인디게임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과대평가되었다며 절하하는 의견들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스스로가 느낀 단점을 말해보자면
- 스토리의 흡입력이 부족합니다. 두 남녀 주인공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이고, 그들의 의도와 목표는 알고 있지만, 그 동기와 이유에 대해서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의무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라 플레이어가 두 주연에 몰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올해 5월 무료 추가된 DLC에서 이런 두 주인공의 내적 갈등에 대해 어느 정도 다루고 있긴 하나, 그것만으로는 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그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조차 얼렁뚱땅 넘어가는 느낌이라 아리송할 따름이었습니다.
- 이 게임이 전작 '더 메신저'의 프리퀄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세계관이 뻗어나가는 것이 한정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껏 가장 위협적인 최종보스라고 생각했던 적은 트루 엔딩 루트에서 마저 묘연하게 처리했고, 뜬금없이 거의 언급도 없었던 존재가 최종보스 자리를 꿰차고 물리치는 엔딩 부분에선 황당함 마저 느꼈습니다.
- 버튼 액션으로 단조로운 전투에 변화를 준 점은 좋으나, 게임 후반부에 갈수록 회피가 불가능한 전투, 다채롭지 못한 스킬 및 콤보 등등의 이유로 전투가 피로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때 즈음 되선 타이밍 맞춰 버튼을 누르는 시스템 역시 되려 귀찮음으로 변질되었지요. 상성에 맞춰 적의 방어를 깨뜨리는 시스템은 전략성이라고 표현하기엔 과대평가일 뿐이고, 오히려 아군의 스킬과 콤보로 깨부술 수 없는 조합의 방어가 이따금 등장하는, 게임이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단점을 드러낼 뿐이었습니다.
- 음악은 팔콤의 이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만큼 모험심을 들끓게 하는 클래식 풍 게임음악으로 추억을 되새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특정 지역에 오래 머무를 경우 짧은 부분을 반복재생하는 느낌이 들어 금방 귀를 피로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컨대 처음 듣는 지역의 BGM은 괜찮으나 곡 자체가 짧다 보니 계속 같은 부분만 듣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도전과제를 만점까지 취득하고, 무료 DLC까지 전부 클리어했습니다만
이 게임이 '올해의 인디'에 걸맞다는 평가와 그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
굳이 선택을 하자면 저는 후자에 좀 치우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위에 적은 스스로 느낀 단점들이 주요 원인이고요.
다만 보시다시피 게임패스에서 나가기 전에 클리어한답시고 20일부터 부리나케 플레이하다 보니,
이 게임을 여유를 갖고 즐기지 못한 것이 더 큰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게임이 많은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 못할 것입니다.
[시 오브 스타즈]는 추억의 멜로디에 고전의 숨결을 담았으며,
운명과 선택의 무게를 잔잔히 노래하는 부드러운 서사입니다.
기억에 남을 강렬한 임팩트와 자극적인 충격은 부족할지언정,
너무 밝지도, 지나치게 어둡지도 않은 은은한 모험담이 매력적입니다.
이제 곧 게임패스 떠나갈 게임이니 지금부터 클리어는 조금 무리한 계획이 되겠습니다만,
JRPG팬이며 고전작에 향수를 가지고 계시다면, 언제라도 한 번 구입해서 시도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