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매일 | 2025년 12월 4일 |
| 제작사 | 루나 소프트웨어 |
| 한글화 여부 | O |
이 게임이 대중에 처음 공개된 지 벌써 13년이 지났습니다.
2012년 게임스컴이었던가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12,13년 시기에 티저 트레일러와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공개되었고 사람들이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인상에 남았습니다.
https://indiegame.com/en/archives/18460?utm_source=chatgpt.com
Indie Perseverance Pays Off: Sci-Fi Horror ‘ROUTINE’ Launches After 13 Years of Development - 인디게임닷컴
Set for release on December 4, 2025, ROUTINE is a first-person sci-fi horror game set in a retro-futuristic universe inspired by the aesthetics of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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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게임스컴에서 처음 공개된 ROUTINE은 전 세계 인디 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영국의 소규모 개발팀 Lunar Software 가 제작한 이 프로젝트는 데드 스페이스 와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레트로 퓨처 미학과 탐험 중심의 호러를 결합하여 10년 넘게 플레이어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독특한 비전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ROUTINE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팀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개발은 수년간 중단되었습니다. 팀원들은 간신히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했습니다. 2020년 개발이 재개되었을 때, 팀은 언리얼 엔진 3에서 언리얼 엔진 5로 이전하여 게임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공개 이후 개발팀의 사정으로 개발이 지지부진했고, 심지어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엔진을 갈아엎기까지 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매까지 무려 13년이라는 시간이 소모되었다고 하니, 결과물과 별개로 그 집념과 목표의식은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요즘 세상에 트레일러 공개만 하고 이후 몇 년간 잠수타면서 결국 흐지부지 되는 일이 얼마나 잦은 일인가요. 그런데도 이 제작사는 자신들의 약속을 지켜서 기다려준 팬들에게 자신들의 결과물을 자신 있게 공개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치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8월 경에 올해 말 발매 예정을 공개했으며, 당시부터 게임패스에 등록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이 게임은 1970년대의 달 기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의 하드웨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소프트웨어만 미래지향적이라고 할까요. 이런 걸 카세트펑크라고 하던가요? 아날로그적이면서 참신한 상호작용으로 참신함과 번거로움을 동시에 주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특성과도 어울리는 게임 디자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 게임은 극단적으로 UI를 배제한 게임입니다. 화면에 뜨는 글자라곤 자막뿐이고 주인공의 체력 같은 것도 표기되지 않습니다. 현재 목표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일일이 세이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액세스 포인트를 찾아서 확인해봐야 하고,
필요한 아이템을 주워도 아이템 항목이 없다 보니 다시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어떤 문을 열기 위한 코드를 발견했다? 플레이어가 코드를 직접 기억하거나 어디 메모를 해둬야 합니다. 이 게임이 직접 그걸 어디 적어서 보관해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스템 진단도구이자 호신용품이자 원격네트워크 작동기인 C.A.T입니다.
실질적으로 이 게임에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아이템이자 무기입니다.
그러나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점점 이 하나뿐인 아이템의 용도는 늘어나 갑니다.


첫 등장하는 추격자이자 적의 모습.
갑작스러운 조우로 매우 당황하다가 멱살 잡히고 나가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초반에 조우하게 되는 추격자는 CAT을 이용한 공격으로 일시적으로 침묵시킬 수 있어서 그리 어려운 난관은 아닙니다.



가끔 이런 기억하기도 힘든 요소를 퍼즐을 풀기 위한 단서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런 건 스크린샷을 캡처해 두던가 사진을 찍던가 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중반부 이후부터 두 번째 추격자가 등장하면서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무기로 잠깐 동안이나마 침묵시키는 게 가능했던 첫 번째 추격자와 달리, 이쪽은 저항할 수단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움직임이 빠르고 추격에 능한 데다 무엇보다 붙잡히면 바로 게임오버 됩니다. 일단 한 번의 추격에 두 번 붙잡혀야 게임오버가 되었던 첫 번째 추격자에 비해 자비가 없지요.

특히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굳이 두 번째 추격자라고 표현하는 이 적의 경우 등장할 때마다 음악과 내뱉는 이질적인 소리가 공포스러워 심리적인 압박과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그 생김새부터가 혐오스러워 게임오버를 당하게 되면 매우 기분이 꿀꿀해지는 이중효과까지 있지요.

적대적이고 제압이 불가능한 공포스러운 존재에게 쫓기며 단서를 찾고 계속 나아간다는 점이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원작이 되는 에일리언 시리즈도 카세트 펑크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던데 인연치고는 묘하군요.
뭐 저는 우주라는 배경 때문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떠오르긴 했지만요.
게임의 불편한 점이라면 일단 상당히 '어둡다'가 되겠네요. 감마를 최고로 올려도 제 모니터의 한계 때문인지 화면이 상당히 어둡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알게 된 것입니다만, 동시에 이건 게임의 친절한(?) 이정표이기도 하더군요. 너무 어두운 부분은 플레이어가 가볼 필요가 없는 방향이었습니다. 의도적인 것인지 단순히 제 모니터의 악영향으로 인한 확대해석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겁니다. 너무 어두운 쪽으로는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하필이면 제일 추운 시기에 공포게임을 플레이해서 콩알만 해진 간의 영향으로 이 게임을 제대로 파악했을지는 자문해도 모르겠으나, 일단 클리어까지 해본 심정은 '나쁜 게임은 아닌 것 같다'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주는 의도적인 불편함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나 개인적으로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고, 세이브 포인트도 따로 있기는 하나, 지역 이동시 자동저장되는 수준의 배려는 갖추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불호가 있다면 스토리 텔링의 불확실성이랄까요. 이 게임의 스토리는 '이거 때문에 뭐가 일어났고 그래서 결과가 이렇다!'라면서 확실히 밝혀주는 전개가 없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단서와 흔적을 찾아 유추하고 알아내는 식이랄까요. 추격자한테 살아남기 급급한 마당에 단서를 수집할 여유가 없는 저 같은 쫄보 게이머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스토리 텔링 방식이었습니다.

클리어에 약 6시간이 걸렸고, 후반부에 몇 번 연속으로 죽지 않았으면 시간은 더 짧았겠지요.
아마 공포게임과 그런 장르가 주는 압박감이나 퍼즐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더 짧은 시간에도 클리어가 가능할 것입니다.
P.S 도전과제는 대부분 스토리를 클리어하면 주는 식이라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