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불만러의 게임이야기

프로불만러의 인왕(Nioh) 소감

잡게왕 2024. 5. 20. 07:52

 

 

  별 불만 없네요. 소감 끝

 

 

... 이러고(?) 한번 못하고 소감글을 포기할 순 없지요. 제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심정을 적나라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게임에 대해 별다른 기대감이 없었습니다.

 

 

먼저 닌자가이덴 3-DOAX3로3-DOAX3 이어지는 거대한 빅엿을 두 개나 선사해 준 팀닌자에 대한 깊은 불신과 하야시 요스케라는 인물의 능력에 대한 깊은 의구심 때문이었죠.

하야시는 일단 선임자인 이타가키의 뒤를 이어 그가 개척해 놓은 게임들을 조금씩 개선하여 내놓는 식으로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임자를 비꼬거나 자화자찬식의 발언을 하는 등 전형적인 입터는 개발자의 면모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일본도를 쓰는 액션은 서양에서 결코 따라할 수 없다는 둥 무슨 중2병 수준의 넷우익 발언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사상마저 의심이 갔지요.

 

각설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왕 체험판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제 생각은 여일 했습니다.. 일단 플레이는 해보자 했는데... 어?...어? 이거 완전 다크 소울 JAP 버전 아냐?..라는? .. 느낌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면서 체험판이 베타 등등으로 몇 번 나오고, 스킬이나 자세 등 기존 소울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차이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제 생각도 약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단순한 아류작이 아닌 자신만의 장점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결국 전 이 게임 인왕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해보고. 까야 더 자세히 깔 수 있다는 일념하에. 

 

그리고 느낌은? 가히 8년 만에 구입하고 후회 없는 팀닌자 게임이 되었군요.

 

 

스토리 도입부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주인공이 평생 함께해 온 자신의 수호령을 되찾기 위해 지구 반대편인 일본까지 가는 내용입니다.

 

 

단순한 수호령이 아니라 주위에선 연인이라고 보는 듯? 한마디로 여자 찾으러 간 거지 일본 구하러 간 게 아닙니다.

그리고 일본에 도착하여, 자신과 같이 수호령을 지니고 있던 이들과 인연을 쌓으며,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수호령을 되찾기 위해 일본 전국시대 말기의 역사에 몸을 던지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소울 시리즈와의 비교

 

 

... 소감을 써 내려가기 위해서는 일단 이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체험판을 처음 해봤을 때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은 소울 시리즈와 굉장히 흡사합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인왕만의 특이점도 있기에 이런 비교가 소감의 많은 부분을 할당하게 되겠네요. 앞서 언급했듯이 인왕이 단순한 소울 시리즈의 아류에 불과했다면 굳이 손가락 아프게 이런 글을 작성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그렇게 비슷한가?

 

제작진이 소울 시리즈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대놓고 언급할 정도로 비슷한 부분이 않습니다.

 

 

소울 = 암리타.

쉽게 말해 경험치. 게임 상에 존재하는 에너지원 같은 설정이 동일.

높은 난이도. 일반몹 공격 두어 방에 사망할 정도로 높은 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유사.

 

 

 

 

 

진행하면서 세이브 포인트를 등록하면 그곳부터 재시작 가능. 한번 접촉할 시 모든 잡몹들 부활. 소울은 모닥불, 인왕은 재단.

플레이어 캐릭터가 사망 시 모든 경험치가 그 자리에 남고, 플레이어는 세이브 포인트까지 돌아가서 재시작. 사망한 장소까지 가서 경험치를 챙겨야 다시 얻을 수 있는 점.

일명 숏 컷이라는 지름길 요소. 사다리를 내리거나 잠겼던 문을 열어서 세이브 포인트부터 다음 세이브 포인트까지 가는 길을 단축하는 방식.

체력과 스태미나의 2대 파라미터. 공격은 물론 방어나 회피에 소모되는 스태미나 시스템.

 

 

이것들 말고도 기타 등등. 비슷한 시스템은 많습니다.

한 번이라도 다크 소울 시리즈나 블러드본을 해본 플레이어라면 굳이 찾으려고 애쓸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르다

 

무기 스킬과 자세, 잔심

 

인왕에서 근접무기는 총 다섯 가지 종류입니다. , 이도, , 도끼, 사슬낫. 사실 종류만 따지고 보면 소울류보다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은 무기 종류의 핸디캡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먼저 스킬입니다.

 

인왕은 경험치(암리타)와는 별개로 스킬 수치가 있습니다. 사무라이 스킬, 닌자 스킬, 음양사 스킬 등이 그것이지요. 이런 스킬 수치는 레벨업이나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각 무기의 필살기나 반격기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각 무기마다 고유의 기술들을 열어주며 친절하게도 어떤 형식의 스킬인지 영상으로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이점이 대게 한 손공격,, 양손공격, 모아공격 등 공격이 단순했던 소울시리즈에 비하면 대단히 다른 점이며, 게임을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일반 공격의 한계에서 벗어나 게임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지요.

 

다음은 자세 변환입니다.

 

 

인왕은 무기가 무엇이든 각각 상단, 중단, 하단으로 자세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공격 동작, 속도, 스태미나 소요량이 달라지지요. 적이 인간형이냐 몬스터형이냐 적의 크기는 헤비급이냐 어떠냐 등등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세를 바꿔가며 효율적인 공격이 가능합니다. 무기와 자세에 따라 모든 모션이 달라지니 구경하는 재미도 있죠.

이 정도면 무기의 종류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잔심!

 

인왕 액션의 특이점이자 가장 독자적인 부분은 바로 잔심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 모션이 끝나고 특정 타이밍에서 잔심을 발동하면, 앞의 공격에서 소모한 스태미나를 회복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타이밍에 따라 일부분을 또는 거의 전체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잔심에 따른 스태미나 회복 효과는

 

공격->스태미나->다시 다가가서 공격

 

같은 식의 나 때리고 넌 헛손질하고의 판에 박히고 느릿한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저돌적이고 스피디한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스킬 습득에 따라 회피 동작에서도 이 잔심이 가능하져서 점차 스태미나 부족으로 캐릭터가 헉헉대는 꼴을 쉬이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잔심이 손에 익기만 하면, 보스급의 몬스터를 상대하면서도 스태미너 부족으로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계속 공격을 이어가는 시원스러운 플레이 역시 가능합니다. 공격, 방어 또는 구르기 등으로 소모한 스태미나를 회복하기 위해 굳이 멀리 적과 떨어져서 기회를 엿보아야 했던 소울시리즈와의 큰 차별성입니다.

 

 

게임의 진행과 브레이크 타임

 

게임 플레이 방식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소울류는 말 그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플레이의 연속입니다. 게임에서 (타이틀 화면이 아닌) 메뉴화면으로) 나간다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일법한 큰 지도 같은 화면은 나오지 않는 대신, 모든 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한번 게임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어디라도 갈 수 있는 플레이방식입니다.

 

 

 

인왕은 다릅니다.

인왕은 미션 선택제입니다. 미션을 선택해야 시작을 할 수 있고, 미션목표를 달성하면 미션선택화면으로 돌아가는 형식입니다.

초기에는 선택 가능한 미션이 한정적이지만, 플레이할수록 선택 가능한 미션들이 늘어나며, 메인스토리와는 관련 없는 서브미션도 생기면서 경험치 등을 쌓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이런 점은 플레이어들에게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울이든 인왕이든 나름 긴장감을 가지고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들이고, 특히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식의 다크 소울 같은 경우 정신적으로 피곤해지는 탓에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울에도 거점 같은 장소는 분명히 있습니다. 적들이 있지 않고, 레벨업이나 상점 NPC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분명 있지요. 하지만 내내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던전 못지않게 가득한 거점은 사실 안락한 휴식처‘-실제 캐릭터가 안전한 지는 별개로-라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를 계속 조작할 수 있는 부분도 이런 면에 일조하지요.

 

인왕은 아예 플레이어를 게임 밖으로 밀어내면서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황을 만들어, 플레이어로 하게끔 계속 다른 미션에 도전하는 원동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텔링

 

앞의 미션선택 방식의 차이점은 스토리 텔링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크 소울은 스토리 텔링이 심히 불친절합니다. 시리즈 1~3까지 가도 저처럼 대체 스토리가 어떻게 돼먹은 건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CG 영상이나 NPC들의 직접적이고 세부적인 설정 묘사 같은 건 원체 없는 게임인지라, 한 지역의 보스를 잡아도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게임이 계속된다는 느낌입니다.

바꿔 말하면 스토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가 아이템이나 NPC의 소지품,

흔적 등등으로 설정을 유추하여 짐작 혹은 상상하는 방법뿐입니다.. 이는 유저들 스스로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른바 프롬뇌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제작진이 별생각 없이 만든 듯 한 부분도 유저들이 의미를 부여하여, 설정을 추가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이 탄생하게 된 셈이죠.

 

 

 

하지만 인왕은 정반대의 스토리 텔링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장 흔하고 평범한 방식입니다. 미션선택화면에서 브리핑을 통해 목표를 보여주어 스토리에 당위성을 부과하고, 미션이 종료하면 스토리 전개를 보조 혹은 가속하는 컷신 등이 나옵니다. 특히 메인 스토리 미션 전후반에 걸쳐 등장하는 CG 컷 신은 스토리 플롯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에 굳이 유저가 유추고 뭐고 할 것 없습니다.

거기다 친절하게도 암리타의 기억 등 인물 관련 내용이나 역사 관련 기록 등도 나오니 설정을 이해하는 것도 한결 쉽습니다.

 

요는 스토리 텔링 방식의 차이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겠지요.

 

 

인왕은 친절하다!

 

다시 다크 소울 쪽을 볼까요. 요즘 게임 기준으로 소울류는 굉장히 불친절한 게임입니다. 조작감 설명 외엔 별다른 언급도 없이 한 군데 떨궈놓고 그냥 알아서 하라는 느낌일까요. 이 게임을 사전 정보 없이 처음 접해보는 플레이어들은 대게 아연해지기 마련입니다.

앞서 언급한 길 찾기도 그렇습니다. 플레이어의 도전욕구를 안일하게 만드는 맵 같은 편의 시스템 따윈 없습니다.

 

 

 

그에 비하면 인왕은 친절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미션 선택형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펼쳐지다 보니 길을 헤맬 일도 없습니다. 미션 하나하나가 일자진행에 가까운 데다 화면 오른쪽 윗부분에는 나침반까지 있습니다. 나침반은 재단의 위치는 물론이고 플레이어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점이 어느 방향인지까지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을 합니다.

앞서 스킬 부분에서도 말했지만 사소한 부분에서도 배려가 돋보입니다. 스킬을 선택할 경우 어떤 동작인지 영상으로 시연까지 해줍니다.

본거지의 수행장에서는 기본 동작은 물론 응용 동작도 연습이 가능하고, 경험치 등을 잃을 걱정 없이 여러 동작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연습장의 기능도 제공합니다.

 

죽어도 잃은 경험치를 다시 회수하러 갈 필요 없이 바로 돌려준다거나, 갈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 부적 등 소소하지만 편의성을 제공하는 아이템들도 존재합니다.

 

이만하면 소울 시리즈에 비하면 훨씬 친절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게임이 쉽다(?)

 

이건 다소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소울 시리즈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인왕의 난이도가 다소 벅차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소울 시리즈보다 난이도가 낮다고 볼 수 있는 셈이지요.

객관적으로 봐도 두 작품의 어려움은 많이 다릅니다. 계속 언급해 왔던 무기 스킬 등의 요소나 길 찾기 등 인왕 어려움은 소울 시리즈에 비해 쉽다고 체감할 수 있습니다. 무기 스킬 등은 보스전에서도 큰 위력을 발휘하기에 기본적으로 3(try), 심하면 5트에서 10트 이상까지 갈법한 소울류의 보스전에 비하면, 대부분의 보스가 1트 혹은 33트안에 결론이 날 정도였습니다.

 

 

 

인술이나 주술 등의 능력도 이 ‘비교적’쉬운 난이도에 나름 일조를 합니다.

물론 소울 시리즈도 주술이나 마법 등이 존재합니다. 다만 제 경험상으로 말씀드리자면, 살아남기 바쁜 소울시리즈에서 체력이나 근력 쪽에 경험치를 투자하지, 지능 같은 쪽에 크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물론 이건 개인차고, 작정하고 처음부터 마법쪽 관련 스탯에 투자를 한다면 달라지겠지만 마법위주의 플레이도 상당히 힘든게 소울 시리즈의 특징입니다.

반면 인왕은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인술과 주술 쪽에 눈을 돌리게 합니다. 수행장에 관련 미션이 발생하면서 인술과 주술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고, 서브 미션 보상으로는 인술, 주술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합니다.

소울은 마법스킬을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겼다면 인왕은 반 필수적으로 익히게끔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 스킬들의 효과는 상당히 강력합니다. 적들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지둔부, 한번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바꿔치기 술법 등등...너프가 필요하지 않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또한 인왕은 츠쿠모 무기 발동 시스템이 있습니다. 적들을 죽이면서 점차 쌓은 영력을 수호령을 부르면서 소모하여 발휘하는 능력이지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데빌화를 생각하면 편합니다. 일시적인 시간동안 캐릭터가 무적이 되면서 게임오버의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되기도 하고, 적들을 빨리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데메크의 데빌화 만큼 공겨력이 강해지지는 않습니다.

 

매복에 의한 끔살, 함정으로 인한 즉사, 낙사 등은 인왕에 많지 않습니다.

매복도 있고 함정도 존재하지만 크게 위협적인 구간은 얼마 되지 않으며, 낙사할 만한 곳도 사실 많지 않습니다. 익사할 곳이 많은 특정 맵이 있긴 하지만 조금만 주의해도 피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대놓고-여기서 한번 죽어봐랏-하는 악의넘치는 부분도 딱히 떠오르는 부분이 없네요.

 

 

비교를 통한 결론이자 한꺼풀 벗겨본 인왕의 정체성은...

 

 

인왕은 분명 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고 태어난 작품입니다. 소울이 없었다면 인왕도 없었을지 모르죠. 게다가 다크 소울 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게임들의 장점만을 모아, 자신만의 색으로 변환시켜 스스로의 장점으로 만들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인왕은 단순한 짜집기로 이루어진 따라쟁이가 아닙니다. 독자적인 액션 시스템과 많은 장점이자 차별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근본이 어디서 시작되었든 완성품은 오리지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그래픽과 최적화

 

저는 해상도보다 쾌적함을 중시했기에 프레임 중시로 설정하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해상도 중시를 했어도 크게 느낌이 달라지진 않았을 듯 한데, 일단 그래픽 쪽에서 커다란 인상을 받은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 배경 자체가 대부분이 어두컴컴하고 칙칙하기도 하고. 좀 더 알록달록한 색감과 쨍쨍한 광원 효과를 선호하는 저에겐 좀 아쉽긴 하지만 크게 불만은 없는 그래픽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불만이라면 배경 그 자체라고 봐야겠지만...그건 하단 불만 부분에서 따로 언급하기로 하고..

cg 컷신의 캐릭터 모델링도 나름 괜찮게 뽑혔고...

 

 

실제 배우를 기반으로 한 페이스 캡쳐 모델링 역시 괜찮게 잘 나왔습니다. 똑같이 페이스 모델링을 했던 용과 같이 6에 비하면 훨씬 나은 기술력이라고 봐야겠네요.

 

그래픽과 별개로 최적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일단 게임 스케일에 비해 로딩이 꽤 짧은 편입니다.

타이틀 화면 뜰 때 약간 시간이 걸릴 뿐, 이때 나오는 인트로도 스킵이 가능하며, 타이틀화면에서 저장한 곳을 불러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아주 짧습니다.

특히 유다희 양을 만나고 나서 꼭 로딩이 걸려 플레이어의 인내심 성장에 일조하던 블러드본 등 과 달리, 인왕은 게임 오버 후 재시작까지 그야말로 쾌속입니다. 타 게임에 비하면 워낙 빠르다보니 얼핏 장점으로서 윤곽이 안 잡힐 정도로, 정확히는 인식이 잘 안될 정도로 로딩의 속도는 만족스럽습니다.

 

 

음악

 

나름 인상깊은 음악들이 있습니다. 타이틀 화면부터 흘러오는 서정적인 음악이 특히 죽을 때마다 들리는 음악이기도 하여 귀를 부드럽게 자극합니다.

미션 배경에 깔린 비극적인 설정과 맞물려 애수 젖은 슬픈 음악 등도 여기저기서 나와 감정선을 건드립니다.

 

하지만 기억에 크게 남는 음악 자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소울 시리즈와의 비교를 더 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 음악 쪽에서도 할 말이 있긴 합니다. 인왕에서는 기억에 날만큼 멋진 BGM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다크 소울 3의 웅장하고 장엄한 보스전의 음악들에 비하면, 인왕의 음악은 심하게 말하면 썰렁한 수준입니다.

 

물론 맵 진행 내내 무음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보스전 때 확 터뜨려주는 소울 시리즈와, 맵 진행 동안 은은한 음악을 깔다가 보스전에서 템포 빠른 음악으로 바꿔주는 인왕은 그 임팩트의 차이가 크긴 합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인왕 쪽의 BGM은 따로 유투브 쪽에서 찾아볼 만큼의 감상 또한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불만스러웠던 부분들

 

부족한 뒷심

 

이건 저의 느낌입니다만 게임 진행도가 중후반에 이르게 되면-아무리 친절한 시스템이나 안락한 미션선택화면도 어쩔 수 없는-권태감을 선사하더군요. 즉 질립니다.

 

분명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고 재미있기기까지 한데, 엔딩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플레이가 지루해지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적은 몬스터 개체수입니다.

인간형 적들은 그렇다 쳐도, 괴물들의 경우 해골무사, 노부시, 오니 등을 계속해서 우려먹습니다. 즉 메인 미션 첫 번째, 일본에 와서 처음 겪게 되는 미션에서 만난 몹들은 마지막 미션까지 계속 보게 됩니다.

한 몬스터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새로 등장하긴 합니다. 가령 오니의 경우 암리타가 붙은 오니, 암리타 색에 따른 색깔놀이 오니, 닌자 오니 등으로 종류가 파생됩니다만 결국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심지어 보스몹에게도 적용되는데요. 메인 첫 미션에서 만나게 되는 대망의 보스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최소 네,다섯 번은 또 만나게 됩니다. , 바로 보스를 잡몹으로 우려먹기입니다.

결국 똑같은 적들을 계속 상대하다보니 점점 지루함과 따분함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적들만 좀 더 나왔어도!!

 

 

두 번째로 배경의 반복입니다.

 

메인 미션과 서브 미션으로 나뉘어 다양성을 꿈꿨다지만 서브 미션은 대부분이 메인 미션 맵의 재탕입니다. 단지 진행하는 순서만 역순이나 다른 방향으로 바뀔 뿐이지요. 메인과는 별개의 맵도 존재합니다만 그런 맵 자체는 스케일이 협소한데다 특이성이 부족합니다.

 

 

그 메인 스토리의 스테이지맵 역시 대부분이 산, 일본식 건물, 동굴의 반복인지라 계속 하다보면 또 거기야? 싶을 정도로 금방 질리기 마련입니다.

한 두어 개 정도 다소 특이한 배경의 스테이지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신선하다고 할 정도는 못됩니다.

 

엔딩 이후 2회차 시 새로운 난이도가 열리면서, 새로운 난이도로 해왔던 미션들을 다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정도 쯤 진행했다면 플레이어 레벨도 상당히 높을 것이므로 경험치를 통한 렙업의 허들이 상당히 높아져서, 더 좋은 장비를 찾는 파밍 플레이 쪽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하게 됩니다. 이 파밍 식의 플레이는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요소입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같은 스테이지를 계속 반복하는 식의 플레이는 딱 질색이라서 말입니다.

 

물론 아이템 파밍 없이 그냥 2회차를 진행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만, 몹의 데미지와 배치의 차이, 보스들의 패턴 추가 정도가 달라질 뿐이라 크게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없습니다. 파밍과 새로운 무기의 제조 등등이 주된 플레이 목적이 된다고 할까요. 이런 부분들이 사람에 따라 2회차가 끌리지 않는 부분입니다.

..뮬론 엔딩 이후에 게임에 질리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는 결과이니 그저 게임 방향이 이런식으로 달라진다고 염두만 두시면 되겠습니다.

 

 

또 전국시대냐!

 

이건 제 개인적인 불평에 가까운데요.

발매사인 코에이는 전국시대를 소재로 한 프렌차이즈 작품이 이미 있습니다. 전국무쌍, 신장의 야망 등등..

이미 쓸만큼 쓴 전국시대라는 배경을 또 활용하면서 나온 스토리라는 게 영 마뜩치 않습니다. 대부분 알만큼 아는 스토리거나 혹은 눈곱만큼도 관심 없는 부분이거나.

 

 

전국시대에서 벌어졌으나 결국 역사의 뒤편으로 감춰진 이야기라는 것이 인왕의 스토리 설정인 만큼, 돌려 말하면 전국시대라는 배경이 스토리의 한계가 되어버린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역사에 근거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무네시게나 미츠나리의 충절이나 이에야스의 대의 등... 수호령을 통해 영상으로 배경설정을 보여주는 식인데 솔직히 별로 와 닿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야욕에 미친 경우로 표현하는 건 일본 매체에서 보기 드문 경우라 신선(?)하긴 했습니다만... 그 외 다른 스토리 표현과 연출은 대부분이 평이했습니다. 좀 더 창조적인 세계관을 만들어 무한하게 배경 확장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개인적이면서 사소한(?) 불만입니다.

거기다 전국시대와 일본요괴 풍의 결합은 이미 오래전에 귀무자라는 작품이 보여준 바가 있습니다. 참신한 소재라고는 절대로 못할 말이죠.

 

하지만 좋았던 점도 있긴 합니다.

야규 세키슈사이나 호조인 인에이 같은 전국시대의 인물이지만 역사의 중심에는 살짝 비껴있던 역사적 인물들의 등장은 반갑기도 했습니다. 미야모토 무사시 같은 인물도 마찬가지고요.

거기다 주군을 배신했던 누군가가 사실은 XXX였다! 같은 야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게임 설정에 맞게 각색한 부분도 꽤 볼만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이렇게 밖에 못 적는 것이 아쉽군요.

 

 

총평

 

 

몇 가지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소한 불만점이 있습니다만, 이전 팀닌자 작품(특히 닌자 가이덴 3 이후)들에 비하면 비교가 미안해질 정도로 괜찮은 게임입니다.

 

독창적인 액션 시스템과 적절하게 조여 주는 난이도만으로도 이 게임은 플레이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불신이 쌓인 제작사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할 정도의 작품입니다.

제법이다, Team Ninja!

 

 

 

여담

코옵을 할 경우 둘이서 한다는 이점이 있으나 미션 난이도는 더 올라간다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하는 게 더 편했을 정도...

한번 게임오버 당한 유저들은 피의 무덤으로 만들어져 아이템 파밍을 쉽게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줍니다.

플래티넘 트로피 취득이 쉬운 편입니다. 참고로 전 다크 소울 시리즈도 블러드 본도 플래티넘을 따지 못했습니다. 액세서리 얻자고 3회차까지 하는게 싫었고 여왕 만나자고 성배던전 파는것도 싫었고

인왕게시판에 별 도움도 안되는 플래티넘 달성팁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 위 캐릭터를 포함해 실제배우의 페이스 캡쳐 캐릭터가 두명입니다. ...이런 캐릭터의 경우 배우와의 계약에 따라 후속작 등장 여부가 불투명한 지라...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소감글 곳곳에 여캐 그림이 많이 보이는 것은 눈의 착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