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PASS/XBOX 게임이야기

킬러 프리퀀시

잡게왕 2024. 5. 20. 23:59

 

킬러 프리퀀시

 플레이 기회  구입
한글 여부 O

 

 

영국의 개발사이자 유통사인 Team17에서 2023년 올해 6월 발매 및 유통한 게임입니다.

본래 개인 제작자가 무료로 공개한 작품이었는데, 팀 17 측에서 리메이크를 거쳐 정식으로 출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팀17은 이래 봬도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회사로,

무빙 아웃이나 최근의 드렛지(Dredge) 등 알음알음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는 중입니다.

 

 

 



게임의 배경

 

킬러 프리퀀시’는 1987년을 배경으로 하는 1인칭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심야 라디오 토크쇼의 진행자가 되어,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쫓기는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1987년 미국 서부의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 KFAM. 어느 날 밤 자정을 넘긴 깊은 시각, 예전에 잘 나가던 대도시의 라디오 DJ 포레스트 내쉬는 의도치 않게 일생일대의 생방송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호러 코미디에서 당신은 라디오 진행자가 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에게 쫓기는 청취자들을 구해내기 위해 다양한 수수께끼를 풀어내야만 한다. 한 통의 전화가 생사를 가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당신은 마을의 주민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H2 인터렉티브 홈페이지에서 발췌

 

 

 

 

 

어떤 게임인가

 

간단히 요약하자면 1인칭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살을 붙이지만 1인칭 코미디-스릴러 어드벤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상대를 공격한다던가 등의 특별한 액션성은 가지고 있지 않으며,

대화문 선택과 1인칭 탐색을 통해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식입니다.

 

다만 배경인 방송국 곳곳에는 중에 집어 들 수 있는 아이템이 존재합니다. 집은 아이템을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책 같은 아이템이라면 내용을 읽을 수 있고, 또한 집은 아이템을 던질 수 있는 기능 정도는 갖추고 있습니다.

 

 

 

 

 

전직 수백만 청취자 보유 DJ였던 내가 시골에선 119 교환원?!

 

걸려온 전화로 상대방의 곤란을 해결한다- 같은 예시로 911 Operator 같은 게임을 연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킬러 프리퀀시는 그런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엉겁결에 119 교환원 같은 업무를 떠안게 되었으나 주연 콤비는 엄연히 이 방면에선 아마추어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구해야 하는 방법을 방송국 내부에서 찾아내야 합니다.

자동차 방송을 하는 동료직원의 책상에서 열쇠 없이 시동 거는 방법 찾기 등등

비전문가 입장에서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한 청취자를 상대하는 이 과정은 실로 흥미롭고 신선합니다. 

 

여기서 도출되는 해결방식 자체는 딱히 기발하지도, 기상천외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아마추어들이 할 수 있을 만큼만 했다 정도의 도움이랄까요.

허나 그렇기에 더욱 현실성을 느끼게 해 주었고, 청취자의 목숨을 구했을 때의 성취감을 고취시켰습니다.

 

 

 

 

얼굴 하나 드러내지 않지만 개성있는 캐릭터들

 

주인공은 목소리 없는 플레이어의 아바타 같은 존재가 아니라, 엄연히 설정과 과거가 존재하는 캐릭터고

확실한 개성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방송실 유리창 너머 부스에 항상 상주하는 PD '페기'의 존재감도 확실합니다.

주인공 포레스트와 페기의 티키타카한 대화도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 되곤 합니다.

 

재밌는 점은 게임속 배경이 방송국이 전부인 만큼 주인공은 그 밖으로 멀리 벗어나질 않습니다.

즉 걸려오는 전화 말고는 다른 캐릭터와 대화할 일도, 상호작용할 일도 없습니다.

 

 

 

부스에 있는 파트너 프로듀서 '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정상 방송 때는 부스를 벗어날 수 없다는 페기는 유리창 너머로 뿌연 실루엣만 볼 수 있을 뿐

얼굴은 확인이 불가능하지요.

요컨대, NPC의 얼굴을 볼 일이 없습니다.

 

만약 이 게임에 음성이 녹음되지 않았다면 굉장히 건조한 게임이 되었을 것 같은데,

성우의 열연과 개성 넘치는 대사가 이 부분을 확실히 커버해주었습니다.

다른 캐릭터의 얼굴조차 제대로 볼일 없는 삭막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음성이 생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죠.

 

 

 

 

 

다양한 선택지가 주는 즐거움과 세심한 구성

 

전화를 걸어온 청취자의 대화에선 선택지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 선택지는 청취자의 목숨이 오락가락할만한 중요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세계관을 더 파악할만한 정도, 혹은 잡담에 가까운 수다에 불과할 때도 많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저 잡담이나 혹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용도의 개그성 선택지라도 이후 펼쳐지는 대화에서 다른 선택지와 차이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사실 대부분은 대화를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 못 챌 정도의 아주 사소한 변화이긴 합니다

하지만 2회 차 이후 다른 선택지로 인한 이 사소한 결과들을 하나하나 보고 나면 얼마나 시나리오에 공을 들였는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인공은 방송국 내부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이때 정보를 얼마만큼 수집하였느냐에 따라 다른 대화가 추가되기도, 처음 보는 선택지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사건의 결과나 해결책 자체는 사실 달라지지 않지만, 그래도 제작진이 세세한 부분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습니다.

 

 

또한 QTE처럼 시간제한이 있는 선택지가 가끔 발생하는데

시간 내 선택지를 고르지 않는 '무응답'도 선택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게이머들이 망각하게 만드는 전개가 돋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초반에 빨리 선택지를 골라야 청취자가 살아날 수 있는 전개를 유도하고선 바로 그다음 QTE에선 무응답 하지 않으면 청취자가 사망하게 만드는 영리한 구성을 취하여 플레이어를 아연실색하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장담하는데 플레이어 중 5할 이상은 이 부분에서 처음으로 희생자를 맞이하게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플레이어의 허를 찌르는 흥미로운 방식이었습니다.

 

 

공포게임인가? 아닌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표기한 장르명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호러-코미디라고 말이지요.

플레이어에게 긴장감을 주는 점을 고려하자면 넓게 볼 때 이 게임은 소위 말하는 공포게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뒤에 '코미디'라는 수식이 붙었듯, 이 게임은 여느 공포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시면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오프닝을 제외하면 소위 점프스케어라고 불리는 깜짝 놀라는 부분도 얼마 없고, 시각적으로 무서움을 주는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하며, 소름 끼치게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무서운 문구나 묘사가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즉 한여름 무더위를 확 증발하기 위해 선택하는 공포게임으로선 적합하지 않습니다.

에어컨 돌아가는 방 안에서 시원함을 느끼며 살짝살짝 선사하는 스릴감과 긴장감을 느끼며 즐기는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결론

 

인디게임의 가격 대비 생각보다 긴 플레이 타임이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스토리 고정이라 선택지에 따른 커다란 루트 변화가 없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웠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이 있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이 게임에 마음에 드실 분

  •  액션은 지쳤다! 좀 더 정적인 게임을 즐기고 싶은 분
  •  스릴러 장르를 즐기는 분
  •  내가 스토리에 관여할 수 있는 상호작용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고 싶은 분

 

도전과제 난이도

 

  • 스토리 위주의 게임인지라 조작할 일이 없으니 난이도는 낮다 못해 없다시피 함
  • 다만 특정구간에서 도전과제를 취득하지 못하면 전체 게임을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