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일 | 2024년 3월 20일 |
개발사 | Pieces Interactive |
한글화 여부 | O |
설치용량 | 약 30기가 |
어둠 속에 나 홀로. 원제는 alone in the dark.
게임 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얼핏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은 게임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 게임의 역사는 오래되었기 때문이죠.
이 게임의 기원은 무려 32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레데릭 레이날이 1992년 개발한 서바이벌 호러 게임으로 당시 개발사는 그 유명한 아타리에서 분가한 인포그램즈였습니다. 프레데릭 레이날은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과 호러 영화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이 게임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라인은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와 조지 로메로 같은 감독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며, 제작팀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정 카메라 앵글 시스템을 사용하여 2차원 배경 이미지 위에 3차원 캐릭터의 움직임을 극적으로 연출했습니다.
참고로 MS-dos를 다루던 286,386 세대라면 어느 샌가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던 이 게임을 본 경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처음 만져보았던 컴퓨터에도 이 게임이 설치되어 있었죠. 대체 왜? 어떻게? 설치되어 있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인데 말입니다(...).
이 게임이 현대 게임에 가진 의의는 한가지 더 있습니다. 이 작품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게임이 바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이기 때문이죠.
물론 캡콤이 대놓고 영향을 받았다는 언급은 한적이 없습니다만, 당시 게임개발 기간을 볼 때 4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난 격차고, 그동안 캡콤이 어둠 속에 나 홀로의 영향을 받았으리라는 가정은 여러 공통 점을 시스템을 통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후대 게임기인 만큼 바이오하자드 쪽에서 개량된 시스템을 선보이긴 했습니다만, 온갖 물건들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보면, 과거작인 어둠 속에 나 홀로 측이 더 뛰어난 부분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어둠속에 나 홀로로 돌아가, 이 게임은 3부작까지 시리즈를 내면서 나름 성공적인 수익을 거두었습니다만, 3부작의 다소 이도저도 아닌 듯한 스토리와 게임 분위기에 실망한 팬들은 딱히 후속작을 염원하지 않았고, 이 게임의 IP는 한동안 오래 침묵에 젖어들어갑니다. 다들 이걸로 하나의 걸작 시리즈가 역사 속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2008년, 어둠속에 나 홀로 3 (1995) 이후 13년 만에 신작이 나오게 됩니다. 당시 엑스박스 360이 막 잘 나가던 초창기였고 PS3도 슬슬 발매 준비를 하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이 게임 발매 소식이 들리자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감에 열광했고, 웅장한 노래와 공개된 트레일러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떄만해도 한글화가 이루어지는 게임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는 데다, 이 게임은 무려 한국어 더빙까지 되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불안과 걱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려 13년만의 신작이니 이미 잊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 지난 데다, 마지막 작품이었던 3의 스토리를 생각해 보면 거기서 더 이상 스토리를 이어갈 건더기도 떠오르지 않을뿐더러, 딱히 스토리를 처음부터 시작하는 리부트라는 언급도 없었거든요.
결국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게임은 뉴욕 도로가 무너지는 모습 등 야심찬 연출을 선보이는 듯했으나, 조약 한 조작감과 무성의한 스토리가 이를 전혀 받쳐주질 못했습니다. 콘솔 패드 기준 오른쪽 스틱을 눌러 적을 공격하는, 지금 기준으로 봐도 어설프고 어려운 조작방식은 많은 지탄을 받았고, 아이템 발견과 조합 등은 재미 이전에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게임 플레이가 불편하고 재미없다면, 스토리라도 멋지고 훌륭해야 게이머를 계속 잡아주었을텐데, 그 마저 수준 미달이었으니 게임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였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번역도 이상하고, 더빙도 디렉팅이 안되었는지 개판 수준이라 조롱거리만 되었을 뿐입니다.
현시점(2024) 메타크리틱 50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발매당시에는 이보다 조금 높거나 낮았을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게임 리뷰점수 인플레이션 시기라 개나 소나 9점 10점대가 어렵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런 낮은 점수는 굉장히 게이머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렇게 2008년 등장한 어둠 속에 나홀로 신작은 잊혀가는 IP를 되살리기는커녕 추억에 똥칠만 하는 불쾌한 기억만 남겨버리고 맙니다.
이후 2015년 경, 또 다른 어둠속에 나 홀로 신작이 등장하는데요.
유감스럽다 할지, 길게 설명할 가치도 없는 게임입니다. 메타크리틱이 선정한 그해 최저점수를 받은 게임에 선정될 정도로, 그야말로 최악의 게임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관짝에 들어갈까 말까 하는 IP의 관에 못질을 하는, 시리즈 역사상에서 손꼽히는 오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런. 데
놀랍게도 이 시리즈의 신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이곳저곳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게임업계의 공룡이 되었던 엠브레이서 그룹 산하 THQ노르딕이 IP를 가져와 피시즈 인터렉티브란 곳에서 개발을 진행하여 리부트 작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는 처음으로 본래 회사였던 인포그램즈나 아타리가 관여하지 않은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은 좋지 않습니다(....)
평론가평은 6,7점대, 게이머들 평은 7,8점대. 잘 쳐줘야 평작 수준인 점수입니다.
그럼에도 고전게임 애호가를 자처하는 저로서는 이 게임의 점수고저와 관계없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KT할인을 틈타 이 게임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자 게임에 대한 배경소개는 이쯤 하고 본 게임 그 자체에 대해 사진과 더불어 살짝 얘기해 보겠습니다.
게임은 에밀리 하트우드가 상태가 이상해 보이는 자신의 삼촌 제레미 하트우드를 요양원? 비슷한 곳으로 가기 위한 길에서 시작합니다. 옆에 있는 남자는 에밀리가 혼자면 위험할지 몰라 고용한 탐정 에드워드 칸비.
게임의 그래픽은 나쁘지는 않지만.. 2024년 기준으로 치면 좀 아쉬운 점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에밀리 하트우드는 전작에서 1편에서만 주인공이었고, 시리즈의 주인공은 대게 남자 에드워드 칸비가 맡았습니다.
폴리곤 그래픽인 고전 3부작은 제외하고, 밀레니엄 시리즈의 칸비는 얄쌍하게 생긴 남자였는데 이번 리부트는 시대상을 고증(?)해서인지 옆으로 살짝 펴진 양키스타일 마초남 스러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오프닝이 끝나면 두 주인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게임 내내 둘이 붙어다닐 수는 없나보네요.
바이오하자드 리메이크 시리즈가 타자기 등의 세이브 포인트를 따로 둔것에 비해, 이 게임은 어디서나 저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벤트 직후 라던가 특정 구간에선 저장이 비활성화 되어있고, 저장한 바로 그 장소에서 불러오기가 된다기 보다 그 지역에 정해진 지역에 캐릭터가 이동한 상태로 불러오기가 되더군요.
게임 기원이 공포게임이다보니 분위기가 으스스한 편입니다.
그래도 챕터4까지 진행해본바, 솔직히 무섭다고 할만한 부분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런 단서나 증거가 전부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 음성이 붙어 있는 점은 고평가하고 싶네요.
조금 진행하면 지도를 얻게 됩니다. 바하2RE 처럼 조사한 곳과 조사가 완료한 곳을 색깔로 구분하여 보여주네요
아무도 없는 으스스한 저택인가 싶었는데 사람이 등장합니다. 본격적으로 게임 시작인 셈이지요
챕터4까지 하고 난 뒤로 얘기를 말하자면..
솔직히 낮은 점수 측에는 이유가 다 있다는 생각입니다.
모션이 어색하고 타격감도 형편없고..
몬스터는 소리도 없이 등장해서 덮치는 짜증나는 UI를 가지고 있고..
어쩌다 오브젝트에 걸려서 못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기가 차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영 인상깊지 못합니다.
플레이 하다보면 결국 이 게임은 원본과는 거꾸로 다른 게임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등에 영향을 준 게임이 이제는 바이오하자드 2,4 리메이크나 이블 위딘에 영향을 받았더군요.
헌데 좋은 영향을 받았음이 확실할텐데도 결과물이 영 좋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입니다.